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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교수님께 드린 이야기 : 당신들은 적그리스도를 따르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까이 있어도 투쟁대열에 함께하지 않는 투명인간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는 동안 우울증이 깊어진 상태라고 걱정해 주던 목사님이 상담전문가를 소개해주고 상담비용을 감당해줄 테니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하였다. 덕분에 두 차례에 걸쳐 은퇴한 노교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3주 전의 이야기다.광주의 모대학에서 은퇴했다는 노교수님은 또 나름 세상이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아주는 듯했다.그러나 내 인생역정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전교조, 세월호, 사드...로 이어지는 이 단어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노교수의 모습에서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어떻게 이 사회의 지성인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이 그 시절의 화두로 떠오른 문제들에 대해 그토록 무관심할 수 있었을까? 이런 사람이 나의 고민과 갈등에 대해 조언을 해 줄 수..

2023년 1월 17일, 벌금200만원에 집행유예 1년. 그날의 일기

1. 2021년 6월 지킴이 초소 위쪽에서 이른 아침 공사인부들과 실랑이하다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고발되어 약식기소를 통해 벌금 200만원이 부과되었었다. 이 사안을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오늘 (2023.1.17) 1심선고를 받았다. 벌금액수는 같은데 집행유예 1년이 덧붙여졌다.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는 처음 대하는 것이라서 어리둥절했는데, 1년간 위법행위 없이 잘 넘어가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이미 군용물 손괴미수 및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대법원 확정판결로 징역1년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40시간)을 선고받아 집행유예 기간인데다, 또 재물손괴미수 및 일반교통방해로 입건되어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있고, 즉심에 회부된 사건, 미군의 요구로 경찰이 엮어보려고 애쓰는 사안들이 있는 터라 오늘 벌..

지킬 것이 있는 사람들은 악마가 된다

지킬 것이 있는 사람들은 악마가 된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지키고 싶은 것을 지킬 수 없는 연약함을 한탄하며 하늘에 드리는 간절한 기도 그러나 하늘은 아무런 응답이 없다 너의 일은 네가 하라 는 뜻인가 그 절망 속에서 무언가를 깨닫기 바란다는 말인가하늘의 침묵을 알 길이 없으니 하늘은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골고루 햇빛을 비춘다는 그 사실이 더욱 마음 아프다 내가 지키고 싶어한  그것이 무엇일까?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지키고 싶다고? 내가 지키고 싶어한 그것은  내 안에 있는 것들인가, 밖에 있는 존재들인가? 사랑하는 사람의 그 무엇인가? 내가 지키고 싶어한 그것들은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나를, 악마가 된 나를 자신의 수호천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차라리 차라리...

습작시 2024.06.14

내 영혼이 악마에게 지배당한다고? (2023.12.10 페북글)

존경하던 후배로부터 내 영혼이 악마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억울하고 또 억울한 이야기지만 그가 얼마나 공감과 연대를 잘 실천하는 사람인가 알기에 그의 노력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그가 사랑하는 분(나 또한 사랑하는 분이다. 나는 늘 나의 원칙보다 이 분의 원칙에 더 순종해 왔다.)에게 위로가 되고 다시 힘을 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응을 원칙으로 삼았었다. 그러나 그의 포스팅을 읽고 이게 나, 강장로와 관련된 이야기임을 깨닫고, 나와 행동패턴이 비슷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깨닫고, 나를 걱정해주는 분들이 생겼다. 나의 무대응 원칙과는 다르게 그 후배에게 대응을 시작했다. 나는 내 영혼을 지배하고 있다는 악마가 누구인가 생각한다. 늘 하루를 반성할 때 오늘 나의 ..

정식재판 청구 (2023.12.14 페북에 올린 일기)

2023.12.14 페북에 올린 일기였다. 따로 저장해 둘 필요를 느껴 나의 글창고로 삼고 있는 이곳에 다시 옮겨둔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인터넷공간에 올리는 모든 글들을 여기에 저장해 두고자 한다. 작년 11월 미군번호판을 단 버스가 버젓이 마을회관 앞길을 통과하여 사드기지로 오르내리기 시작했던 시기에 사드기지 정문 앞 1인시위를 하는데 주차방법에 대해 시비를 걸어와 발생한 불상사였다. 11월 23일 평소처럼 주차하고 앰프를 세워두고 1인시위를 하였는데 내려가는 차량들이 많은 시간이라 내려가는 차들이 볼 수 있도록 차를 약간 비스듬하게 세우고 차에 피켓을 걸어두었는데, 차를 올라가는 방향으로 세우면서 차선은 내려가는 쪽으로 세워두고 있었다. 경찰들이 올라와 차를 인도쪽에 나란하게 바짝붙여서 진행방향과 일..

우리 삶을 달리기에 비유한다면 (송구영신 인사를 대신합니다.)

우리 삶을 달리기에 비유한다면 100미터든 마라톤이든 오직 선착순만 중요한 달리는 내내 오직 홀로 고통을 견뎌야 하는 그런 달리기가 아니라 모두 함께 즐기며 이어가는 이어달리기라 생각하고 싶다. 제각각 좌충우돌 미로 속을 달려나가는 대신 누군가 먼저 파들어간 터널 그 막장에서 이제 내 차례라고 잠시 숨을 멈추며 곡괭이를 들어올리는. 함께 가는 이 없는 외로운 길일지라도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또! 이제 내일의 나에게 바톤을 넘겨주는. +++++ 소성리기독교현장기도소를 응원해주시는 분을 만나고 싶어 목포산돌교회를 다녀왔습니다. 평소 아무런 교분도 없었지만 매월 소액 후원을 처음 시작해주신 분이었기에 감사드리고 싶었지요. 덕분에 내 또다른 인생의 계기가 된 세월호, 그 슬픔의 근원이 되어버린 배를 보고..

습작시 2024.01.05

변절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변절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투쟁의 열매를 스스로 누리겠다는 아니 한 걸음 양보해서 내 자식, 내 손주들이 누리게 하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다" 는 ㅡ 말을 들었다. 아마도 심리상담을 받고 안정제를 복용해야 할 만큼 정신이 피폐해졌던 어떤 인간도 그랬을 것이다. 생존에 대한 위협보다도 니 자식, 니 손주들에게는 이 살벌한 세계에서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 줄 울타리는 만들어 줘야 할 거 아니냐는 속삭임에 넘어갔을 거다. 그래서 투쟁의 언어를 뱉어내던 사람들이 제국의 언어를 구사하며 저 악마들의 변호사가 되었을 거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아! 위선자들아!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개종자 한 사람을 만들려고 바다와 육지를 두루 다니다가, 하나가 생기면, 그를 너희보다 배나 더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

제목만 기억하고 있는 책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제목만 기억하고 있는 책 ㅡ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읽지도 않고 책장의 장식물로만 남아 있는 책들도 많고 어떤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만 듣고 넘긴 책들도 많다. 아예 소식도 전해듣지 못한 책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니 읽고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는 건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책에 감동받은 이들에게는 누군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그와는 관계를 끊고 싶을 만큼 거리를 두고 싶어질 것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란 책이 있다. 제목이 내게 준 감동이 너무 커서 바로 그 죽은 이가 누구인지 관심이 생겼고 혹시 예수에 관한 얘기가 아닌가 생각하며 책을 구입하여 읽었던 것같다. 대학생이었던 1980년대 초의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예수의 이야기가 ..

어쩌다 떠오른 어린 시절 - 딸의 도둑질을 알게 된 아빠 도둑이라는 화두

[어쩌다 떠오른 어린 시절]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라고 불리웠다) 6학년 시절이었는데, 밀가루 수제비로 연명하던 우리집 형편이 더욱 나빠져서 밀가루를 아끼느라 밀가루에 두부공장에서 나오는 비지를 섞어 수제비를 끓여먹던 시절이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선생님의 인솔을 따라 어느 백일장인지 뭔지 무슨 대회에 나갔다. 주최한 단체가 어떤 단체였는지도 그게 어떤 대회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곳에서 대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교통비를 주었는데 내가 받은 돈은 당시 돈 500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비는 선생님이 내주었기 때문에 그 돈은 고스란히 내 수중에 남아 있었다. 당시 만화가게에 가면 만화책 두세 권에 1원인지 10원인지 내고 빌려보았으니 500원이면 얼마나 큰 돈이었는..

미군에게 뒤통수 맞은 날

[미군에게 뒤통수 맞은 날] 오늘(230323) 00:50쯤 미사일 탄통으로 보이는 발사대 비슷한 것을 싣고 있는 차량 2대와 유조차 1대, 그리고 관련된 컨보이 차량 2대와 덮개 트럭 1대 등 미군 차량들이 기지로 들어갔다. 승합차 6대를 타고 들어온 경찰들이 진밭교를 비롯한 마을길을 미리 점령하고 조용히 지켜주는 가운데 정보과 승합차로 보이는 2대의 경찰차가 앞뒤에서 호위해 주었다. 비오는 밤, 지쳐 쓰러져 잠든 시간에 도둑처럼 들어갔다. 지난주 수요일 15일 밤에 경찰버스 18대와 더 많은 승합차량들을 동원하여 다짜고짜 주민들을 결박하고 불법과잉폭력을 행사하며 빠져나갔던 차량들이 교체정비를 마치고 다시 들어온 것같다. 20일 월요일에는 교대병력 없이 유조차만 드나들었다. 교대병력은 언제쯤 들어올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