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새와 거울] 사람 냄새 솔솔 나는 산골마을 삼거리 둥근 볼록거울 앞에 딱새 한 마리 날아와 앉았다 앞뒤로 좌우로 부지런히 살펴보지만 볼록거울 속에만 나타나는 새로운 세계 미세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 맑고 맑은 세상 딱새가 거울속으로 일단 머리를 들이민다 두 개의 부리가 두 쌍의 발가락이 두 쌍의 날개가 두 세계의 경계에서 격렬하게 마주친다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투신과 반동 "넌 이 세계에 들어오기엔 너무 때가 많아!" 꼭 저 닮은 녀석이 날아와 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