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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재판]
억지로 끌려나온 듯, 광장 무대에 오른 너는
불만으로 가득찬 표정을 감추고 있다
오만한 너의 눈빛을 들킬세라
먼 하늘을 보고 있다
죄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
예수를 흉내낸 판검사가 변호사처럼 나발 부는데
다윗의 물맷돌을 닮은 새총 솜씨로
나는 너의 콧잔등을 정확히 겨누고 있다.
너의 이마 한 가운데를 노리고 있다.
군중들이 돌을 버리고 돌아서기 전에
너를 치는 자가 되려고
콩알을 재어 새총을 들어
네 얼굴을 정조준하고 있다.
새총에서 날아간 콩알이 네 콧잔등을 때릴 때
넌 시큰해진 눈물을 참을 수 없어 통곡하리라.
새총에서 날아간 콩알이 너의 이마를 때릴 때
너는 스님의 죽비를 맞은 듯 소스라칠 것이다.
머릿속에 굉음이 울리리라.
팔려오지 않은 무리들 다시 일어나
떨구려던 돌 다시 치켜들고
네가 만든 무대를 박살내리라.
무대 위 광대들 다 쫓겨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