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백 74

내 영혼이 악마에게 지배당한다고? (2023.12.10 페북글)

존경하던 후배로부터 내 영혼이 악마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억울하고 또 억울한 이야기지만 그가 얼마나 공감과 연대를 잘 실천하는 사람인가 알기에 그의 노력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그가 사랑하는 분(나 또한 사랑하는 분이다. 나는 늘 나의 원칙보다 이 분의 원칙에 더 순종해 왔다.)에게 위로가 되고 다시 힘을 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응을 원칙으로 삼았었다. 그러나 그의 포스팅을 읽고 이게 나, 강장로와 관련된 이야기임을 깨닫고, 나와 행동패턴이 비슷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깨닫고, 나를 걱정해주는 분들이 생겼다. 나의 무대응 원칙과는 다르게 그 후배에게 대응을 시작했다. 나는 내 영혼을 지배하고 있다는 악마가 누구인가 생각한다. 늘 하루를 반성할 때 오늘 나의 ..

정식재판 청구 (2023.12.14 페북에 올린 일기)

2023.12.14 페북에 올린 일기였다. 따로 저장해 둘 필요를 느껴 나의 글창고로 삼고 있는 이곳에 다시 옮겨둔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인터넷공간에 올리는 모든 글들을 여기에 저장해 두고자 한다. 작년 11월 미군번호판을 단 버스가 버젓이 마을회관 앞길을 통과하여 사드기지로 오르내리기 시작했던 시기에 사드기지 정문 앞 1인시위를 하는데 주차방법에 대해 시비를 걸어와 발생한 불상사였다. 11월 23일 평소처럼 주차하고 앰프를 세워두고 1인시위를 하였는데 내려가는 차량들이 많은 시간이라 내려가는 차들이 볼 수 있도록 차를 약간 비스듬하게 세우고 차에 피켓을 걸어두었는데, 차를 올라가는 방향으로 세우면서 차선은 내려가는 쪽으로 세워두고 있었다. 경찰들이 올라와 차를 인도쪽에 나란하게 바짝붙여서 진행방향과 일..

제목만 기억하고 있는 책 -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제목만 기억하고 있는 책 ㅡ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읽지도 않고 책장의 장식물로만 남아 있는 책들도 많고 어떤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만 듣고 넘긴 책들도 많다. 아예 소식도 전해듣지 못한 책들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러니 읽고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는 건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책에 감동받은 이들에게는 누군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 그와는 관계를 끊고 싶을 만큼 거리를 두고 싶어질 것이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란 책이 있다. 제목이 내게 준 감동이 너무 커서 바로 그 죽은 이가 누구인지 관심이 생겼고 혹시 예수에 관한 얘기가 아닌가 생각하며 책을 구입하여 읽었던 것같다. 대학생이었던 1980년대 초의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은 예수의 이야기가 ..

어쩌다 떠오른 어린 시절 - 딸의 도둑질을 알게 된 아빠 도둑

[어쩌다 떠오른 어린 시절]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라고 불리웠다) 6학년 시절이었는데, 밀가루 수제비로 연명하던 우리집 형편이 더욱 나빠져서 밀가루를 아끼느라 밀가루에 두부공장에서 나오는 비지를 섞어 수제비를 끓여먹던 시절이었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추천으로 선생님의 인솔을 따라 어느 백일장인지 뭔지 무슨 대회에 나갔다. 주최한 단체가 어떤 단체였는지도 그게 어떤 대회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곳에서 대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교통비를 주었는데 내가 받은 돈은 당시 돈 500원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비는 선생님이 내주었기 때문에 그 돈은 고스란히 내 수중에 남아 있었다. 당시 만화가게에 가면 만화책 두세 권에 1원인지 10원인지 내고 빌려보았으니 500원이면 얼마나 큰 돈이었는..

미군에게 뒤통수 맞은 날

[미군에게 뒤통수 맞은 날] 오늘(230323) 00:50쯤 미사일 탄통으로 보이는 발사대 비슷한 것을 싣고 있는 차량 2대와 유조차 1대, 그리고 관련된 컨보이 차량 2대와 덮개 트럭 1대 등 미군 차량들이 기지로 들어갔다. 승합차 6대를 타고 들어온 경찰들이 진밭교를 비롯한 마을길을 미리 점령하고 조용히 지켜주는 가운데 정보과 승합차로 보이는 2대의 경찰차가 앞뒤에서 호위해 주었다. 비오는 밤, 지쳐 쓰러져 잠든 시간에 도둑처럼 들어갔다. 지난주 수요일 15일 밤에 경찰버스 18대와 더 많은 승합차량들을 동원하여 다짜고짜 주민들을 결박하고 불법과잉폭력을 행사하며 빠져나갔던 차량들이 교체정비를 마치고 다시 들어온 것같다. 20일 월요일에는 교대병력 없이 유조차만 드나들었다. 교대병력은 언제쯤 들어올지 ..

자가격리위반으로 신고되어 조사를 받았다.ㅠㅠ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일기를 쓴 지 한 달 보름.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글로 남길 틈도 없이 계속 벌어지는 일들 때문에 많은 생각들이 속으로 삼켜지기만 했다. 그래도 습작시 한 편(딱새와 거울)과 현장기도소의 보고서로 쓴 [군용물 손괴 미수라고 징역 2년?]이란 글이 있긴 하지만, 날숨은 없이 들숨만 쉬고 살아온 셈. 대구마가교회 현장예배 설교를 부탁받았을 때 수락하지 못한 일이 못내 아쉬웠다. 오늘의 일기는 먼저 지난번에 일기를 썼던 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 두는 데서부터 시작해야겠다. 사순절 시작과 함께 사드기지 철조망 둘레를 걷는 '여리고 기도'를 계획했었다. 홀로 실행하는 것이어서 계획이 몇 차례 수정되어 진행되었고, 마지막엔 코로나 확진자가 되면서 중단되었다. 여리고 기도를 구상하며..

군용물 손괴 미수라고 징역 2년?

지난 해 4월 28일, 사드기지 육로통행로 확보를 위해 매주 화, 목 두 차례 경찰을 동원하기 전에 전쟁을 겪듯이 격렬했던 날. 사드 레이더를 가동하기 위한 장비들 중 발전기를 신형으로 교체하려고 경찰 2000여 명을 동원하여 소성리를 짓밟았던 날이다. 당시에는 평균 한 두달에 한 번씩 격렬한 전쟁을 치렀었다. 난 이날 기도소 컨테이너 지붕 위에서 페북라이브로 현장 중계를 하다가 경찰이 주민들을 모두 들어내고 차량들을 기지 안으로 들여보낼 무렵, 선두에 선 군용트럭을 향해 나사못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실행했었다. ☞ 관련 글 : 국가가 버린 소성리 사람들, 어떤 퍼포먼스 (군용물 손괴 미수?) 어떤 퍼포먼스 (군용물 손괴 미수?) [군용물 손괴 미수?] 성주경찰서의 출석 요구를 받고 조사를 받고 왔다. 4..

달라진 경찰들 대응방식(2022.03.02)

지난 주부터 경찰들을 동원하여 길을 여는 날이 주 2회(화,목)에서 주 3회(화,수,목)로 늘어났다. 이와함께 도로에서 드리는 기도회도 원천봉쇄하겠단다. 특별한 무엇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아무 마찰 없이 들어가던 차량들인데, 국가가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대하지만 않으면 평화로이 넘어갈 하루인데, 이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얼마나 잘 수용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소성리주민들과 연대자들을 짓밟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페북 라이브 영상을 참고.) https://www.facebook.com/HyungGoo.Kang/videos/325963796169694 오늘도 격렬하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새벽부터 시작한 "병참선 저지 아침평화행동". 오늘은 평소에 건들지 않던 '카메라맨' 저까지도 마을회관 ..

누구를 마귀라고 생각하는가? (전쟁귀신 몰아내는 기도, 함께합시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을 1주일 앞둔 오늘, 성서일과 복음서 말씀은 마가복음 9장 38절부터 40절까지 말씀이었습니다. 요한이 예수께 “선생님, 어떤 사람이 선생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보았는데 그는 우리와 함께 다니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일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말리지 마라.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를 욕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우리와 함께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예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을 가로막은 요한에게, 예수님은 '그 사람은 우리편'이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내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나를 욕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미싱타는 여자들] 감상 후기(호경아 고마워)

36년전 가르쳤던 제자를 다시 만났다. 설 명절연휴를 보내고 소성리로 복귀하던 날 (2월 6일) 갑자기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만남이었다. 중년의 여인이 되었지만 다시 학창시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로 돌아가 "그래. 그랬니? 그랬구나..." "선생님은 너네들에게...." 편하게 말을 주고 받았다. 이렇게 편하게 얘기해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 소속된 단체에서 '감사'라는 직분을 맡고 있어서 총회를 앞두고 한 해 살림을 살펴보러 서울 다녀오는 길에 연락을 했다. 내려오기 전에 서울역에서 얼굴 한 번 보자고. 만사를 제껴두고 달려온 제자와 세 시간을 보냈는데 아직도 나누고 싶은, 또는 듣고 싶은 얘기가 끝나지 않았다. 마침 설 명절연휴가 끝난 2월 4일 [미싱타는 여자들]을 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