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똥철학/놀고 먹는 세상을 위하여 5

일한 만큼만 먹고 살라고? 어찌 그리 야박한가?

나는 기본소득을 주자는 사람들의 주장에 격하게 공감한다. 그것도 누구처럼 찔끔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정도로 줄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이라 할 수 있는 정도 만큼은 줘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이런 생각은 보수꼴통우익을 자처하는 개독교인들은 몸서리 처질 이야기일 것이다.성서 창세기 3:17하반절, 하느님이 아담과 하와를 심판하실 때,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느님의 말씀을 공수표로 만들자는 이 불충한 생각을 어이 용납하랴.하지만 말이다. 하느님의 이 말씀이 남자인 아담에게만 하신 말씀이란 걸 생각하자.가정에서 가족들의 역할분담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말씀이 기록되던 당시의 평균적인 사고방식이 배경이 되어 있어서, 어린 아이나 ..

그러니 누가 잘하고 싶겠어? (KBS 시사기획 창 487회 [붉은 소나무의 비밀] 시청 소감)

1. [붉은 소나무의 비밀] 을 보게 되기까지 :페친 최병성 목사님이 페북에 올린 "드디어 개봉박두! 다음주 12월3일 화욜 9시40분 KBS1 시사기획 창 많은 시청 바랍니다. 올봄부터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널리 공유해주세요." 메시지를 보고 공유해 두었다. (피정지 금산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날이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최 목사님은 프로필에 기후재난연구소 상임대표, 초록별생명평화연구소 소장이라고 당신을 소개하고 있는데, 나와는 개인적인 인연은 없으나 목사님의 활약상에 반하여 몇년 전부터 팔로우를 시작했다. 목사님은 쓰레기 시멘트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산불, 산사태, 무분별한 벌채, 하나마나 산림방제 등의 문제를 파헤치면서 시멘트 업자들이나 산림청과 산림조합 관련자들의 천적이 ..

수고하지 않고 먹을 수는 없을까?

신들도 먹고는 살았나보다. 고대 중동의 창조 설화는 신들이 놀고 먹기 위하여 인간을 창조했다고 말한다. 신들이 당신들이 먹고 마실 것들을 손수 마련하지 않고 노예들을 부리고자 했는데, 그 노예로서 만들어진 것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신들이 기피하는 노동 - 벽돌을 찍어 집을 짓는 일, 성벽을 쌓는 일, 옷감을 짜는 일, ... 모든 힘든 일은 노예들을 부려먹고, 신들은 음주가무를 즐기며 놀았다는 얘기다. 고대 중동의 지배계급은 자신들을 신으로, 신의 자녀로, 신의 가족으로 자처하며, 노예들을 부리고 있었다. 신은 노예로서 인간을 창조한 것이다.그런데 당시의 노예들인 히브리들은 신이 인간을 창조한 이유를 다르게 설명했다."사람들은 어떤 존재인가, 신은 왜 인간을 창조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히브리들은 "..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맙시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라고 묻자 가장 쉽게 떠오른 대답은 "놀고 먹는 세상"이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데, 놀고 먹자니 뭔 개소리여?" 그렇게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성리 진밭교 아침기도회에서 어느날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원합니다." 기도했다가 동지들에게 얼마나 비난을 들었는지... 일과 놀이의 차이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기에 들었던 비난이었다. 지금 다시 기도하자면 "모두가 놀면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할 것이다.일과 놀이의 차이? 일은 놀이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놀이는 일인데, 놀이가 아닌 일은 있을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놀이가 아닌 일만 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더 ..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

민중가요페스티벌에서 연영석의 「간절히」를 지민주의 버전으로 들으면서 연영석의 목소리로 다시 듣고 싶었다.https://youtu.be/t-7blyOQ7Pw?si=-r-z0f0fnLiVSjaS "누구는 뺏고 누구는 잃는가? / 험난한 삶은 꼭 그래야 하는가? / 앞서서 산 자와 뒤쳐져 죽은 자 / 그 모든 눈에는 숨가쁜 눈물이 / 왜 이리 세상은 삭막해 지는가? /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노래의 가사가 묻는 그 질문이 어린 시절부터 내가 품고 살아온 물음이었기에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찌릿찌릿 했는지...  소성리 진밭교에서 아침기도회를 하거나, 산에 올라 철조망에서 외치는 기도를 하거나, 사드기지 정문 앞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가끔 이 노래를 앰프로 내보냈다."누구를 밟고 어디에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