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나는 기본소득을 주자는 사람들의 주장에 격하게 공감한다. 
그것도 누구처럼 찔끔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정도로 줄 것이 아니라 최저임금이라 할 수 있는 정도 만큼은 줘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보수꼴통우익을 자처하는 개독교인들은 몸서리 처질 이야기일 것이다.
성서 창세기 3:17하반절, 하느님이 아담과 하와를 심판하실 때, "땅은 너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고 너는 네 평생에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느님의 말씀을 공수표로 만들자는 이 불충한 생각을 어이 용납하랴.

하지만 말이다. 하느님의 이 말씀이 남자인 아담에게만 하신 말씀이란 걸 생각하자.
가정에서 가족들의 역할분담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말씀이 기록되던 당시의 평균적인 사고방식이 배경이 되어 있어서, 어린 아이나 여자는 남자의 수고에 기대어 먹고 살도록 하고 있다. 구약의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 중 가장 중요한 말씀은 "과부와 고아, 나그네와 이방인을 돌보라"는 것 아니었나?

예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주기도문은 하느님께 이렇게 기도하라 가르치지 않았나?  "...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
주기도문에 이어서 마태복음 6:25-32 말씀은 더 환상적이다. 

25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26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27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28   또 너희가 어찌 의복을 위하여 염려하느냐 들의 백합화가 어떻게 자라는가 생각하여 보라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느니라
29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30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믿음이 작은 자들아
31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32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않는 공중의 새를 하늘 아버지가 기르시듯이,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하지 않는 백합화를 아름답게 자라게 하시듯이, 먹고 마시고 입을 것들이 우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는 하늘 아버지가 어련히 알아서 주시지 않겠느냐는 말씀 아닌가?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기도하는 기독교인이라면 지상천국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마땅한 일 아닌가?
그 지상천국은 어떤 나라인가? 에덴에서 쫓겨난 후 만난 '수고해야만 먹을 수 있는 나라'는 아니잖아? 오히려 에덴이 지상천국에 가깝지 않았을까?

일한 만큼만 먹고 살라는 얘기ㅡㄴ 너무 야박하잖아? 지상천국은 아예 포기한 처사 아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