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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성리를 떠나 안식년을 지낼 때부터 홀로 깊이 묵상하는 시간은 자주 가졌지만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잘 나오지 않았다.
누가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걱정부터 앞서는데, 내가 아는 하느님의 모습은 수없이 많은 하느님의 모습 중 하나 - 내가 좋아하는 모습이었을 뿐이라며 회의에 빠져 있는데, 기도할 수 있었겠나?
반성을 하면 할수록 모든 것이 후회되던 시간에 난 내가 기독교인이 되었던 것을 후회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리고 아직도 선뜻 답을 내리는 게 두려운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어떤 신앙(종교)을 갖는다는 것은 나의 선택인가, 운명인가?"
진심으로 기도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장로'라는 이유로 기도를 요청받는 때가 있다. 내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할 만한 이들이 내게 기도를 요구할 때는 속으로 욕이 나온다. 공개적으로 개종을 선언하고 말자는 마음이 고개를 내민다. 그러니 내가 여전히 기독교인이라면 그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다. 부처님 손바닥안에 갇힌 손오공처럼 나는 하느님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빌어먹을 운명인 게지.ㅠㅠ
대표기도를 요청받았다. 대표기도란 게 뭔지... 거절할 수 없었던 이유가 뭘까?
여기에 대표기도문 3개를 소개한다.
하나는 지난 6월 하순 베트남 평화기행 도중에 한국군의 학살이 자행된 마을 퐁니퐁넛마을의 위령비 앞에서 드린 기도문이고, 또 하나는 지난 주일 평화를만드는교회 주일예배에서 드린 기도문이다. 이 두 개의 기도문은 내가 드린 기도문이다. 기도가 막힌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내 영혼을 억지로 비틀어 짜낸 언어라고 할 것이다.
세번째 기도문은 나의 기도문이 아니라 [히로시마 원폭 80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에서 드린 김기원 목사님의 기도문이다. 내가 참여하지 못한 추모제이지만 기도문을 읽어나가면서 마음속에서 저절로 "아멘! 아멘!" 소리가 우러나왔다. 대표기도라는 게 뭔가? 김목사님의 기도문이야말로 대표기도의 모범이 아닐까 하여 옮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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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니퐁넛 마을 위령비 앞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느님
때맞춰 베트남으로 이끌어 역사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게 하시고 평화를 위해 일하도록 다짐하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50년전 전쟁을 끝내고 통일된 사회를 건설하여 이제 얼마나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를 이루었는지, 아직도 휴전 상태에 머물며 서로를 적대하고 있는 한반도의 처지를 생각하니 부끄럽고 부럽고 가슴이 아려옵니다.
미국의 식민지가 되어 미국이 원하는대로 휘둘려 오면서, 전쟁으로 먹고사는 나라 미국을 따라 배우면서, 우리도 전쟁으로 먹고살겠다고 무기를 들고 찾아 왔던 땅 월남. 과거 이곳에서 우리의 선배들은 미군이 한반도 곳곳에서 자행했던 학살극을 그대로, 아니 어쩌면 더욱 잔인하게 재연해 내었습니다.
우리의 죄악을 감추어 두지 못하도록 하옵소서 우리의 영혼이 어떻게 파괴되었는게 기억하게 하옵소서.
모두가 죽어가던 그곳에서 누군가를 건져내어 우리의 잔악한 죄상을 증언하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 생존자의 고통을 덜어주시며 충분히 위로받게 하옵소서.
오늘날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이 미친 전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전쟁으로 먹고 살아가는 악마의 무리들에게 우리는 여전히 휘둘리고 있습니다. 불쌍히 여기시어 그 악마의 무리들을 쫓아내어 주옵소서. 그 무리들을 막아낼 수 있는 힘과 용기와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시길 간구하며 평화의 왕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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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03 평화를만드는교회 주일예배>
하나님, 이 시간 제가 아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셨는지, 다른 이들이 알고 있는 하나님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돌아봅니다.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는지 돌아봅니다. 도공과 도자기, 왕과 신하 또는 백성, 주인과 마름 또는 주님과 종,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녀...
평화를만드는교회로 모여 예배드리며 기도드리는 이 시간에 평화를만드는교회가 알고 있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셨는지, 우리는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자 애써왔는지, 과연 그것들이 올바른 것이었는지 다시 살펴볼 수 있게 하옵소서.
우리가 드리는 참회의 기도가 파멸의 길에서 돌아서 생명의 길로 나아가는 참된 회개의 기도가 되도록 이끌어주시길 원합니다.
지난 7월은 평화를만드는교회의 창립기념주일이 있는 달이었습니다. 돌아보니 하나님께서 평화를만드는교회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나누어 맡겨주시고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능력을 주셨음을 감사합니다. 그 과정에서 교회가 자립하게 하여 주시고, 서로 따뜻하게 품을 수 있는 사랑을 나누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목회자와 성도가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세대를 초월하여 서로를 위해 기도하게 하시고, 이 공동체 안에서 배운 사랑과 감사를 밖으로 전하고 넓힐 수 있는 그리스도의 친구요 제자가 될 수 있게 하시옵소서.
이제 8월을 시작합니다. 다음 주에는 온가족수련회로 모이고자 합니다. 교우들이 모두 기쁨으로 함께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새기고 돌아오는 시간이 되게 하옵소서.
연로하신 어르신들의 영육간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 평화를 만드는 공동체 모두가 어지러운 세상 중에서도 본분을 잊지 않는 하나님의 아들딸이 되게 하시옵소서.
우리의 연약한 부분을 아시는 하나님, 치유의 하나님, 정신과 육체에 파고드는 병마를 이겨낼 수 있도록 새 힘을 주시옵소서.
하나님, 우리가 겪는 고난에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때 더욱 지치고 힘들고 외롭습니다. 하나님의 위로가 절실한 가정들, 새로운 생명을 맞아 하나님의 가르침을 간구하는 가정들, 각 가정의 사연과 아픔까지도 모두 아시는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에 응답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목사님을 통해 주시는 말씀들이 하느님의 위로가 되고 새로운 용기가 되도록 함께하여 주시옵소서.
또한 가족처럼 서로를 돌보는 일에 열심을 내고 있는 교우들이 지치지 않도록 돌봐주시기를 원하오며
이 모든 말씀을 우리가 하나님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 예수님을 의지하여 아뢰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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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원폭피해 추모>
https://blog.naver.com/kiwon255/223960668656
히로시마 원폭 80년 조선인 희생자 추모제 기도
<조선인 원폭피해 추모> 연민이 지극하신 하느님, 지금도 함께 흐느껴 우시는군요. 그렇습니다. 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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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이 지극하신 하느님,
지금도 함께 흐느껴 우시는군요.
그렇습니다. 80년 세월이건만 아직도 그 처연함이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현대판 바빌론 유수 - 졸지에 타국으로 끌려가 강제노역 내몰렸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창졸지간(倉卒之間) 유황 불바다에 휩쓸려 버렸습니다. 시신은커녕 “넋이라도 있고 없고” 되어버렸습니다.
살인범은 되레 기고만장, 한민족 목줄을 눌러 쥐어짜고 있으니,
수만의 원혼들 저 불바다 고통을 팔십 성상(星霜) 헤어나지 못합니다.
애련함이 크시오니 도와주소서.
거룩한 불쌍함으로 권능을 발하시어 저 원혼들 평화로이 귀천할 수 있게 해주소서.
정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이 민족의 아픈 역사와 왜곡된 현실을 외면치 마소서.
전쟁광 미국은 건국 이래 전쟁하지 않은 날이 없는 깡패 강도이잖습니까. 전쟁으로 돈 벌고 살상으로 쾌락을 즐기는 악마입니다.
80년 전에는, 항복 의사를 밝힌 제국주의 동무 일본에 신무기 실전실험으로 핵폭탄을 뿌렸습니다. 수천 년 역사와 문화는 물론 수십만의 생명이 재가 되어버렸지만, 저들은 박수 치며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 광기 내쳐 몰아 일제 36년 혹독함을 뼈아프게 견뎌낸 이 땅을 점령하고, 분단·분쟁의 올가미를 씌웠지요.
한반도는 해방의 기쁨 대신 전쟁의 비극을 겪어야 했습니다.
결국 광복 80년이 아니라 분단 질곡 80년 세월입니다.
이 땅 향한 사탄마귀 짓은 해를 더하며 더 집요해졌잖습니까.
꼭두각시 정권 세워 남쪽 절반 지배하며 동포적대 극우반공 - 삿된 이념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한미동맹이 목숨줄인 양 세뇌하여, '미군철수 자주독립'은 신성모독의 금기어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패권 전략의 전초기지일 뿐.
세계 최대규모의 미군부대가 진을 치고 앉아, 곳곳에 레이더기지 생화학무기실험실 두고 마음껏 해코지합니다.
그러면서도 주둔비 뜯고 방위분담금 갈취합니다. 지독한 주권수탈입니다.
하느님. 그런데 이제 세계 패권 판도가 달라지자
‘동맹 현대화’ 미명하에 판을 새로 짜, 대중국 전선을 공고히 하려 합니다.
미·일·한 동맹은 반평화 기치 아래 쉼없이 거듭되는 연합군사훈련에서 보듯, 북·중·러를 삼키려는 노골적 전쟁동맹 아닙니까.
대한민국은 그 최전방으로 규정되는 군사기지일 뿐입니다.
더하여, 제국 몰락의 단말마인지 온 세계를 들쑤셔 관세폭탄 날리고 이 나라도 예외 없이 몰아갑니다.
점입가경, 이 나라에는 관세폭탄보다 더한 핵폭탄을 던집니다.
'동맹 미신' 앞세워 주둔비 방위비를 천문학적으로 튀겨 뜯어가려 합니다. 겁박이 통하리라 낮춰보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유황불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이 어찌 편히 눈감을 수 있겠습니까.
정의의 하느님,
돈의 노예 되어 자국 중심 욕망만을 확대 재생산하는 미 제국의 발악을 통쾌히 끊어 잠재워주소서.
희망의 하느님,
정의로운 평화가 넘치는 세상 보게 하소서. 제국 패권 사라지고 주권·평등 이루게 하소서.
범죄 제국의 진실한 속죄와 적절한 배상으로 쌓인 원한 깨끗이 풀고,
지구별 온 세상이 생명평화 사랑으로 어우러져 해맑은 웃음 속에 행복 나누게 하소서.
그런 꿈 품고
목숨 바쳐 인류를 구하신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기도드리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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