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모르는, 이름을 알 수도 없는, 알고자 할 필요조차도 없는 씨알 여러분! 하늘의 맑음, 땅이 번듯함 속에 안녕하십니까? 물의 날뜀, 바람의 외침 속에 씩씩하십니까?” 함석헌 선생이 ‘씨알의 소리’ 1974년 6월호를 통해 독자들에게 보낸 편지의 인사말이다. 긴급조치가 발령되어 엄혹했던 시기, 모두가 숨죽이고 살 수밖에 없던 때 그는 독자들의 안부를 묻는다. 그냥 잘 있느냐는 인사가 아니라 정신이 살아 있냐고 묻는 것이다. 그때로부터 꼭 5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인사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으밀아밀 계엄을 모의하고 실행한 이들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어둠은 치밀하고 끈질기고 강고하다. 하지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물의 날뜀, 바람의 외침 속에서 씩씩하게 일어선 이들의 존재가 그 증거..

강원도 홍천에서 양수발전소 반대,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박성율 목사님이 단체톡방에 올린 글이다. 이 분은 오래도록 골프장 건설 반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등등, 환경을 지키고 민중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싸움을 해오면서, 한편으로는 철거현장의 싸움, 농민운동, 민주화 운동에 함께 연대해 온 투사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은해염이라는 소금을 구워 생계를 유지하며 고향땅에서 목회를 해 왔다. 나처럼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몇 개씩 삽입한 환우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싸웠고, 아직도 싸운다. 내 삶의 확신은 예수고, 예수의 삶이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옳은 것이기에 이길 것이다. 힘이 없기에 이길 것이다. 새로운 역사로 가는 것이기에 이길 것이다. 신음속에 절규하고 빼앗기고 쫓겨..
종말에 관한 말씀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를 말씀들이다. 종말에 관하여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은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사람, 그 사람이 심겠다는 사과나무의 의미가 '하던 일이고 딱히 다른 할 일이 없으니(어떤 일을 해도 달라지지 않을 상황이니) 하던 일 계속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심판받아 멸망당할 이웃들을 한 사람이라도 구원의 길로 인도하겠다"고 애쓰겠다는 의미라면, 그런 사람은 구원받을 것인가?]였다. 하느님의 계획, 하느님의 심판을 거역하고, 종말을 하루라도 더 늦춰보려는 그를 하나님은 구원해 주실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마가복음 13,14-16 말씀이 "현장에서 도망가라", "네 목숨이나 잘 챙겨라. 다른 것들을 챙길 시간도 없다"고 말씀하는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