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안 먹는다고
약을 안 먹는다고
변의를 고집스레 참는다고
엉덩이를 꼬집어 주었어요.
엄마를 아프게 꼬집어 주었어요.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어차피 이렇게 훌쩍 가실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냥 편하게 가시게 놓아드렸어야 했는데...
눈에는 가득 눈물을 담은 채로
맑은 눈빛으로 회한을 쏟아내던 그녀는
이내
'꼭꼭'이란 단어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당부하고 있었다.
아저씨! 제가 씩씩하게 열씸히 살아가는 모습 보이지 않으면 다그쳐 주세요.
십년이나 제 모습 보아왔으니
제가 다른 모습 보이면 아실 거잖아요.
그녀의 등을 두드리는 '아저씨'의 손길에 무거운 사명감이 십자가처럼 얹혀 있었다.
당신도 감당하지 못할 당신의 삶의 무게에
언제나 응원하고 싶었을 모녀의 애절한 이별이 얹혀 있었다.
'낙서장 > 습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똥 묻은 개 (1) | 2024.12.09 |
---|---|
지킬 것이 있는 사람들은 악마가 된다 (0) | 2024.06.14 |
우리 삶을 달리기에 비유한다면 (송구영신 인사를 대신합니다.) (0) | 2024.01.05 |
딱새와 거울 (0) | 2022.03.28 |
안전지대 (0) | 2021.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