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백/어쩌다 쓰는 일기

모처럼 오래 걸은 하루, 산속에서 말타고 달리는 이들을 보다.

도덕쌤 2024. 11. 10. 01:24

아침부터 가슴이 답답하니 명치를 얻어맞은 듯한 통증이 시작되었다.

가슴을 두드리며 심호흡도 해보고 다시 누워 호흡속도를 빠르게 느리게 변화도 줘보고...

금산에 내려와서 416걷기 챌린지를 신청했는데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외출을 하지 않고 지내다보니 그 동안 운동량이 지나치게 적었던 것같다. 그래서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겼을 듯.

모처럼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했다.

만인산 태조 이성계 태실까지만 다녀올까 하고 걸었는데, 발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얼마나 시원한지 천천히 더 걸어보고 싶었다. 

절정에 달한 단풍에 토요일이라서 만인산 휴양림을 찾은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피해 목소임도방향으로 걸었다. 민족자주통일비를 거쳐 중부대학교를 통과하여 돌아오는 코스를 택한 것.

목소임도로 통하는 갈림길 쯤에서 갑자기 소란스런 소리가 들리더니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 산길에서 말을 타고 달리다니!

얼른 임도까지 내려왔는데 그 사이에 통일비에서 되돌아오는 것인지 다시 코앞에서 말을 탄 이들이 달려나간다.

그중에 누군가 안녕하세요 내게 인사를 건넸는데 얼떨결이라 대답도 못하고 순식간에 지나가는 뒷모습만 겨우 사진에 담았다.

이들은 어디서 말을 타고 온 것일까? 마사는 어디에 있지? 뭐하는 사람들이지? 궁금중이 많아졌다. 다음에는 목소임도를 완주해 봐야겠다.

민족자주통일비에 이르니 부녀지간인지 부부인지 헷갈리는 한 쌍이 소풍을 즐기는 듯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어떤 코스로 내가 나타난 건지 궁금해 하길래 설명해 주었다.

이곳은 그동안 몇번 왔었는데 비석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건 오늘 처음 발견했다. 왜 구멍을 뚫었을까, 또 궁금해지네.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로 들어서면서부터 무릎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많이 걸었나?

가능한 경사가 심하지 않도록 중부대학교를 크게 돌아 내려왔다. 그렇게 오다가 이 계절에 빨갛게 피어 있는 영산홍을 보았다. 어째 이런 일이! 그래도 계절을 잊은영산홍 보다는 새빨갛게 물든 단풍이 더 예쁜 것 같다.

오늘 걸은 거리는 총 7km가 넘었고 걸음수로는 10000보 이상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