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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2차 강원생명평화기도회를 마치고 소성리를 향하는 길에 주왕산 국립공원을 다녀가기로 했다.
스탬프투어에 열성인 김동한대표님이 이제 몇 안 남은 국립공원 스탬프를 직고 싶어하셨기 때문이다.
홍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서안동IC로 나와 동안동IC로 당진포항고속도로를 타고 청송IC로 빠져나와 주왕산으로 향하는 코스였는데, 안동을 통과하는 동안 산마다 산불의 흔적이 뚜렷했다.
마지막 휴게소인 청송휴게소는 화재로 인해 휴게소 건물이 타버렸는지 닫혀 있었다. 화장실과 주유소는 이용이 가능했다. 그 불속에 주유소를 지켜내느라 얼마나 사력을 다했을까 생각하니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왕산국립공원 탐방안내소에서 스탬프를 찍고 내부 전시관을 통해 주왕산의 이모저모를 둘러본 셈치고 나왔다. 비가 내리고 떨어진 기온으로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산불의 영향인지 주말인데도 관광객들이 드물었다.
나도 스탬프투어를 해볼까 스탬프북을 신청하니 시즌1은 절판이고 시즌2 섬여행 스탬프북만 줄 수 있다고 해서 받아가지고 나왔다. 선물로 에코백과 테라리움을 받았다.
점심을 먹고 그래도 오슬오슬 비가 내리더라도 볼만한 곳이 있지 않겠냐 하면서 주산지와 달기약수터를 물어보았다. 주산지는 걷는 거리가 많고 호숫가라 더욱 냉습한 기운이 쳐들어올까봐 포기하고 달기약수터로 향했다.
약수터는 상탕부터 중탕 신탕 원탕 하탕 물을 받을 곳이 계곡에 고루 퍼져 있었는데 영업하고 있는 음식점들은 드물었다.
음식점이 있었을 만한 곳이 모두 철거되고 정리되어 있었는데, 산불피해로 전소된 점포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검게 그을린 나무들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약수터를 떠나 청송교도소라도 눈에 담고가자고 진보면으로 향했다. 청송교도소는 건물 입구로부터 한참 떨어진 입구에서부터 보안절차를 밟아야 하는 곳이라 정말 멀리 떨어져서 눈으로만 담고 나왔다.
소성리로 향하는 길, 의성IC를 지날 때까지 산불의 흔적은 계속되었다. 의성을 지나고 나서야 온전히 푸른 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철거가 끝나지 않은 전소된 건물들도 보았고 날씨탓도 있겠지만 스산하게 느껴지는 관광지의 모습에 처연한 마음이었다.
산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었었는데 소나무가 화재의 주범이라는 얘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굴참나무로 둘러쌓인 마을은 온전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화재의 흔적들이 보여주는 색깔들의 차이를 통해 확실하게 보았다.
대형산불이 일어나면 산림청에는 승진인사와 함께 더 많은 예산이 배정되고 돈잔치가 벌어진다는 얘기를 떠올리며 이 나라의 관행에 분노가 솟구친다.
화마속에서 죽어간 분들과 동분서주하며 발을 동동 굴렀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가슴이 저려온다.
새정부가 산림행정을 어떻게 개혁해 나갈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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