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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파티 좋아하지? 탄생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단아! 솔아! 기특아!
너희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
당연히 할아버지와 손주의 관계라는 혈연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고?
그래, 당연히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 당연한 사실을 묻는 할애비의 의도는 무엇일까?

단이가 태어났을 때, 할애비가 썼던 글이야.
([단아! 우리에게 와 줘서 고마워!]라는 제목으로 단이 태어나고 110일쯤 되던 날 쓴 글인데 그 중의 일부지)

할애비의 글을 실어준 평화를만드는교회 주보(2016년2월)


그때, 할애비는 이렇게 고백했어.

돌아보니 네가 얼마나 잘 웃고 행복한 표정인지! 
할아버지는 너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고맙고 또 고맙다고 인사드리지 않을 수 없구나!
너의 환한 미소가 "저 이렇게 행복해요! 모두모두 반갑고 고마워요!" 인사하는 것 같아서, 하느님이 너를 통해 우리를 칭찬하고 인정해 주시는 싸인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단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자기중심적인 시절을 보내는 아기들인데, 왜 '천사 같은 아가'라고들 말할까?
할아버지가 최근에 네 아빠엄마에게 또 할머니에게 던졌던 질문이란다.
네가 이 편지를 읽게 될 때에 너도 한 번 생각해보렴.
"내가 천사 같았던 시절이 있었는가?
지금도 천사 같은 모습을 갖고 있는가?"
할아버진 네가 사람들에게 천사 같은 존재였다는 걸 알게 해 주고 싶구나.
그게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이었어.

할애비는 세상의 모든 아기가 천사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단다.
아니 예수님처럼 하느님이 세상에 인간으로 오시는 거라고 믿기 시작했어.
우리 안에 하느님으로 성장해 갈 씨앗을 숨겨 두셨지.
하느님은 내 안에 계시고, 너희 안에도 계시고, 모든 생명 안에 계시다는 생각이 이해가 되니?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당장 이해가 가지 않더라도 이런 얘기를 너희의 화두로 삼아보기 바란다.
줄곧 생각해보라는 이야기야.

교회에서도 이런 생각을 가르치고,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종교 천도교, 처음에 동학이라고 불린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선생님의 가르침도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단다.
할애비는 "너희에게서 어떤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너희를 바라본단다.
할애비의 사랑은 혈연이라는 본능적인 사랑은 물론, 이 설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어.

너희도 할애비에게서 너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니?
너희 아빠, 엄마에게서 너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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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을 덧붙인다.) 위 붉은색으로 강조된 말들은 할아버지의 신앙고백인 셈인데, 이런 신앙고백이 나오게 된 신앙의 성장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른 글이 있어. 가능하면 이 글도 읽어보렴.

2021.12.27 - [나의 개똥철학/나의 신앙고백(기도, 묵상, 설교,...)] - 하느님을 하느님으로 키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