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백/소성리 사드저지기독교현장기도소

"사드가고 평화오라" 노래를 부릅시다 / 새마갈노 소성리편지 02(2019.11.11)

도덕쌤 2020. 1. 20. 05:20

[평화행동에 초대합니다]



'불법사드기지 정문앞 평화행동'이나 '미군숙소앞 둘레길 평화행동'을 할 때마다 우리는 이 노래를 부르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2017년 여름 제35차 소성리 수요집회를 소성리마을회관이 아니라 원불교 대각전에서 치르면서, 정전협정64주년을 맞아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집회로 진행하던 때, 천주교 신자인 권성일님이 만들어 함께 불렀습니다.

이후 천주교 평화미사에서만 주로 불리다가, 2018년 공사 자재 반입 및 공사인부들의 출입을 저지하기 위한 싸움(우리는 이 싸움을 '공사저지 평화행동'이라 이름 붙였습니다)이 4월부터 9월까지 반년 가까이 계속될 때, 매일 마지막엔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요즈음 정문앞이나 미군숙소앞에서 진행되는 평화행동은 그때의 평화행동을 계승한 것이라고 여기면 될 것입니다.


그 때의 기억을 더듬으며 당시의 영상과 사진을 다시 봅니다. 아직도 우리의 결기가 고스란히 살아있음을 재확인합니다.

처음 롯데골프장을 사드부지로 확정하던 무렵부터 탄핵된 정권이 배치를 강행하기 까지 국가폭력의 도구가 되어버린 경찰과 맞서 매일매일 몸싸움을 해야했습니다.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촛불 염원을 배신하고 '임시'라는 꼬리표를 붙여 발사대를 추가로 들여보내 내쫓은 정권의 매국행위를 추인했던 때에는, 우리는 더욱 격렬한 몸싸움을 했습니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경찰병력과 장비에 맞서 기껏 우리가 동원한 장비는 생활필수품이 된 우리의 발 ㅡ 차량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파이프 속으로 팔을 엮어 인간사슬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연좌하여 서로 굳게 부둥켜 안은 몸뚱이를 경찰들이 하나하나 떼어 들어내면 다시 달려들어 몸으로 부딪히며 또 다시 짓밟히고 들려나왔습니다.

처음부터 우리의 싸움은 물리적인 폭력으로는 승산이 없는 싸움입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싸움을 계속해 올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옳다, 우리가 이긴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무기는 노랫말에 나오는 '우리들의 작은 기도'입니다.

평화행동을 이끌던 강현욱교무님이 노래를 부르기 전에 하던 멘트가 기억납니다. "분노는 진밭교에 내려놓고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만 가지고 내려가시라"

우리 몸을 폭력으로 짓밟고 들어내며 레이더가 들어가고 발사대가 들어가고 공사자재와 인부들이 들어갈 때, 결국 막아내지 못했다는 좌절과 국가폭력에 대한 분노가 우리를 집어삼킵니다. 그래서 유격투쟁을 떠올리며 폭력으로 폭력에 맞서는 상상을 합니다. 까짓것 한번 죽지 두번 죽냐며 휘발유통을 들고 나오는 허리굽은 할머니도 보았습니다. 그렇게 우릴 집어삼킨 분노와 좌절은 몸을 병들게 하고 우리 대열을 더 이상 작아질 수 없는 규모의 작은 자로 만들어갑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매번 그렇게 패배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님을 깨닫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저들의 길을 막아서고 있고, 우리가 막고자 한 것들은 오로지 헬기로만 오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단 한 곳, 소성리만 미군이 자신들의 기지를 지상으로 드나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를 막아선 경찰과 군인들을 향해 꾸짖고 가르치고, 그들을 지휘하는 자들에게 전하라고 외치는 우리의 목소리는

아무리 크게 외쳐도, 앰프의 볼륨을 아무리 높여봐도 저들의 헬기소리에 묻혀버릴만큼 작은 소리지만,

우리가 선포하는 그 말씀과 기도가 우리를 막아선 이들을 변화시켜 내고 있음을 은연중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 매일 반복해 온 기도를 통해 함께하고 있는 동지들의 굳센 의지, 변함없는 결기, 동지들을 향한 애정을 온몸으로 느끼며

동지들의 얼굴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느끼는 무한한 평화와 무한한 자유! 생명평화정의의 세상에 관한 더 깊은 깨달음!


평화행동은 그렇게 "우리들의 작은 기도가 세계평화의 길이 되고, 전쟁없는 평화의 땅에 화홰의 싹을 틔워낼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득한 시간을 만들어 줍니다.


소성리에 오시면 잠시 틈을 내어 아침시간과 오후시간 두 차례 진행하는 평화행동에 꼭 함게해 보십시오.


함께 "사드가고 평화오라" 노래를 부릅시다.


출처 : 새마갈노(http://www.esw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