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고백/어쩌다 쓰는 일기

서평이란 것을 다 써 보았다. "파리대왕이 떠오른다고?"

도덕쌤 2015. 12. 4. 02:58

온라인서점인 알라딘에 처음으로 [나의 서재]를 만들고 리뷰를 작성했다.

다음이 바로 그 내용.

 

 

"파리대왕을 떠올리게한다"는 문구에 현혹되어 가제본으로 진행되는 서평단 모집에 응모했다가 당첨되어 몇 날을 소설 읽기에 빠지게 되었다.

처음부터 익숙하지 않은 환타지 소설의 낱말들, 기계적으로 번역을 한 것인지 이따금 나타나는 잘못된 조사 사용(이를테면 '~가/이'나 '~를/을'이 잘못 사용된 곳이 몇 곳 있었음) 때문에 읽어나가는데 속도가 붙지 않아서 고생이었다.

어찌어찌 다 읽고 난 뒤에 떠오른 생각은 "이 소설이 파리대왕을 떠올리게 한다고? 차라리 달빛조각사가 생각나게 한다고 그러지!"

레드라이징은 처음부터 철저하고도 복잡한 카스트제도 속에서 지하광산의 광부로 일하는 레드(노예)소년이 사형에 처해졌다가 다시 살아나서 골드(최상위 지배계급)로 완전 변신하는 수술을 받고 골드계급이 출세길로 나아가기 위해 거치게 되어 있는 기관(학교)에 들어가서 판을 뒤엎고 최후 승리자가 되어 가장 유력한 가문의 골드에게 발탁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아마도 이 소설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공하게 되면 그 후속편이 틀림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후속편은 가장 유력한 가문인 대총독의 창기병으로 성인 골드의 삶을 시작한 주인공 대로우가 이제 우주함대를 이끌고 여러가지 모험을 해나가면서 카스트제도를 어떻게 파괴해나갈 것인지 나름대로 그려보지 않을까?

이야기의 전개과정은 제1부에서 제4부까지 거듭거듭 상상하기 힘든 반전을 보여주며 매우 흥미롭게 끌어가고 있지만, 환타지 소설, 무협지같은 느낌이 오히려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레드라이징에서는 파리대왕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철학적인 질문들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평이란 게 뭘까? 어떻게 써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망설이다가,어쨌든 서평을 써주기로 하고 책을 받았으니 일단 약속은 지키자는 마음으로 서평을 쓰기로 했다.
다 쓰고 나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너무 혹평을 한 건 아닌지, 책을 보내준 이들이 기대한 건 이런 게 아닐텐데...
하지만 나의 실망감(아니, 사기당한 기분이라는 게 더 정확하겠다)을 감추고 어떤 이야기를 해 줄 것인가? 
이 소설에 이같은 평을 했다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같은 잡지는 절대 읽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