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다가 닮아가다니 ㅠㅠ
큰바위 얼굴 얘기를 국민학교에서 들었다. 호손이라는 사람의 동화같은 얘기였지. 그 얼굴을 닮은 사람 나타나 세상을 인자하게 감싸주기를 기다리며 날마다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했지. 바라보고 또 바라다 보는 중에 그 얼굴을 닮은 사람이 되었다 했어. 그러나 바라보고 바라다 보는 대상이 큰바위 얼굴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미워하고 또 미워하며 사라져라 사라져라 죽도록 싸워 온 대상 그 악귀 같은 얼굴들을 지겹도록 바라보며 싸워 왔구나. 어느 새 그 악귀 같은 모습나에게도 새겨져 있었구나.어느 새 그 짐승 같은 모습이나에게도 새겨져 있었구나.흐르는 피눈물 닦아내며 기도하노라.싸우다가 닮아간 악귀같은 모습 벗어던지고성현들의 모습만 닮아가기를.
낙서장/습작시
2024. 12. 25. 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