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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놀고 먹는 세상을 위하여 ! ①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지 맙시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라고 묻자 가장 쉽게 떠오른 대답은 "놀고 먹는 세상"이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데, 놀고 먹자니 뭔 개소리여?" 그렇게 말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성리 진밭교 아침기도회에서 어느날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원합니다." 기도했다가 동지들에게 얼마나 비난을 들었는지... 일과 놀이의 차이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기에 들었던 비난이었다. 지금 다시 기도하자면 "모두가 놀면서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도할 것이다. 일과 놀이의 차이? 일은 놀이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놀이는 일인데, 놀이가 아닌 일은 있을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놀이가 아닌 일만 일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더..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

민중가요페스티벌에서 연영석의 「간절히」를 지민주의 버전으로 들으면서 연영석의 목소리로 다시 듣고 싶었다. https://youtu.be/t-7blyOQ7Pw?si=-r-z0f0fnLiVSjaS "누구는 뺏고 누구는 잃는가? / 험난한 삶은 꼭 그래야 하는가? / 앞서서 산 자와 뒤쳐져 죽은 자 / 그 모든 눈에는 숨가쁜 눈물이 / 왜 이리 세상은 삭막해 지는가? / 아, 나는 오늘도 간절히 원하지" 노래의 가사가 묻는 그 질문이 어린 시절부터 내가 품고 살아온 물음이었기에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찌릿찌릿 했는지... 소성리 진밭교에서 아침기도회를 하거나, 산에 올라 철조망에서 외치는 기도를 하거나, 사드기지 정문 앞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가끔 이 노래를 앰프로 내보냈다. "누구를 밟고 어디에 ..

제5회 민중가요 페스티벌 '데모스 크라티아(demos kratia)에 함께하다

금산에서 은거(?)하는 중에 아내가 교회 일정으로 집을 며칠 동안 떠나게 되어 서울집을 지키러 올라가게 되었다.'집 지키러'라기 보다는 12년생 강아지 하모를 돌보러 간다가 정답.마침 서울 올라가는 주일 오후에 서울민예총 음악위원회가 주관하는 민중가요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아내에게 함께 보러 갈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다음날 새벽에 공항으로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 매우 부담스러웠겠지만, 뭐가 됐든 모처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지라 OK 사인을 보내왔다. 일찌감치 후원금을 보내고 이 날을 기다려 왔다.점점 추워져 가는 날씨에 안국역에서 노무현시민센터까지 가는 길이 조금 힘들었다. 겨우 5시 정각에 맞춰 입장할 수 있었다. 기대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것은 아니었지만 연극무대 같은 곳에서 빵빵 ..

당신들이 만난 '하나님'은 맘몬이었소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한충원 목사가 노벨상 수상 작가인 한강에게 보낸 공개편지를 읽었다. 그의 아내 민에스더 사모가 '내 남편 한충원 목사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우연히 읽고, 그들에게 나의 글을 한 번 읽어보라고 했는데, 예의상 한목사의 공개편지를 나도 읽어보아야 하지는 않겠냐는 생각에 그 전문을 옮겨 놓은 블로그를 찾아서 읽어 본 것이었다.그의 편지를 읽고난 소감은 그가 과연 나의 글을 읽고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볼 여지가 있겠냐는 절망적인 것이었다. 이미 그는 우리가 흔히 '꼴통'이라 부르는 보수우익의 광신도가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가 그렇게 보수 꼴통들의 세계로 들어가 게 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그는 편지에서 30세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료받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금산 둘레길 7구간(마전~수영마을)에서 (2024.11.13)

며칠 전에 말을 타고 산길을 달리던 이들을 만난 뒤에 그들이 달리던 산길을 걸어보고 싶어 길을 나섰다. 알고보니 그 길은 금산군이 조성중인 금산둘레길의 일부였고 7구간 (마전시장에서 수영마을까지) 대략 15km 중에 목소임도, 약 4km 되는 길이었다.중부대학교에서 태조태실로 올라가 만인산 정상 못미쳐서 목소임도 방향으로 내려오면 민족자주통일비가 있는데, 민족자주통일비는 「 통일어머니의 설풍행려」라는 구술자서전을 남기신 정효순님이 사재를 털어 세운 비석이다.통일비로 가는 길은 태조태실 쪽에서 둘레길을 따라가는 것보다 중부대학교를 가로질러 오르는 편이 더 편하고 쉬운데, 중부대학교 건원관과 범농관 사이에 안내표지가 서 있다.  이곳이 오늘 건강산책의 시작점이다. 건농관 옆을 따라 올라가는 길. 사진은 내려..

똥 묻은 개는 겨 묻은 개를 나무랄 권리가 없는가?

https://ask2me.tistory.com/12014902 똥 묻은 개는 겨 묻은 개를 나무랄 권리가 없는가?“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빛이 나는 이유는 “네가 남에게 적용하는 기준을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해보라”는 충고이기 때문이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원리가ask2me.tistory.com사실 이 글을 '꾸준히 사람들이 찾고 있는 글이라고 소개하는 것은 좀 그렇다.옛블로그를 찾아가 통계를 확인하니 '인기글'이라고 떠오른 목록 가운데 남의 글을 스크랩한 것이 아닌 나의 글로는 제일 윗순위에 놓인 글이었다.'진정한 용서'에 관해 다양한 측면에서 생각을 해오면서 써나가던 카테고리 중 마지막글이었다. 완성된 카테고리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 글쓰기가 멈춘 것은 내가 생각의 ..

한충원 목사, 그리고 민에스더 사모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한충원 목사, 그리고 민에스더 사모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 안종만 목사가 시무하던 대흥침례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던 전직 도덕교사입니다. 중2때 담임 조용현 선생님이 그 신앙의 길로 인도했었지요. 선생님 댁에서 과외공부한다고 핑계대고 중2 가을과 겨울, 성경공부를 하고, 「한국기독교100년사」라는 두꺼운 책을 제5권 중간쯤까지 독파했던 그 때를 성장과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추억하고 있습니다. 그랬던 제가 조용현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안종만 담임목사님께 기도를 받고 다음 주일 예배에 참석한 후 교회를 떠났습니다. 겨울이 끝나가던 그 때, 엄니에게 교회를 다니지 말라고 뭇매를 맞고 맨발로 교회로 도망쳤다가 선생님댁으로 도망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리고 안목사님이 제게 주셨던 ..

박성율 목사님의 고백

강원도 홍천에서 양수발전소 반대,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박성율 목사님이 단체톡방에 올린 글이다. 이 분은 오래도록 골프장 건설 반대,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 등등, 환경을 지키고 민중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싸움을 해오면서, 한편으로는 철거현장의 싸움, 농민운동, 민주화 운동에 함께 연대해 온 투사다.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은해염이라는 소금을 구워 생계를 유지하며 고향땅에서 목회를 해 왔다. 나처럼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몇 개씩 삽입한 환우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싸웠고, 아직도 싸운다. 내 삶의 확신은 예수고, 예수의 삶이 나의 삶이기 때문이다 옳은 것이기에 이길 것이다. 힘이 없기에 이길 것이다. 새로운 역사로 가는 것이기에 이길 것이다. 신음속에 절규하고 빼앗기고 쫓겨..

내가 목도한 누군가의 죽음이 ...(3)

눈 앞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너무나 끔직해서 우리의 뇌는 그 기억을 삭제하려 애쓴다. 뇌수가 터져나간 모습으로 죽은 친구, 그 사건의 기억이 사라진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죽음도 있다. 사랑하는 아들이 죽어가던 모습.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제를 혈관주사로 받아들이던 아들은 약 4개월만에 죽음에 이르렀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던지 아들은 주사바늘을 뽑아내려 했고, 주사바늘이 꽂힌 주변은 검붉게 괴사해 가는 중이었다. 그 녀석에게 의사가 시키는 대로 순종할 것을 강요했던 내 모습을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그러면 오줌 쌀 거야!"라고 반항하며 환자복을 오줌으로 흥건히 적셔대던 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내는 임신중이었다. 아들의 병간호와 출산..

메멘토모리 2024.11.13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유

그제는 어린 시절, 그러니까 반세기 전의 추억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어제 사진과 글을 남겼다.그러다 보니 지금까지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사건들 가운데 가장 어린 날의 사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가끔은 누군가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고백한 이야기이고 형제들은 너무나 잘 아는 사건인데, 그 이야기를 [사진으로 엮는 자서전]이란 카테고리에 글로 남겨야 하겠지만, 차마 그 이야기는 글로 쓰지 못하여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왜 나는 그 이야기를 글로 남기지 못하는가?뼈를 묻겠다고 집까지 새로 지어가며 머물고자 했던 마을을 떠나면서, 그에 관한 일들이나 나의 입장을 명백하게 설명하고 싶었지만, 관련되어 떠오른 나의 감상이나 추상적인 화두들만 늘어놓고 있었던 것도 비슷한 경우이다.왜 나는 글을 쓰지 못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