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그렇게 그 사내를 사랑했느니] 한 때 소월의 사랑노래는 우리 민요 사랑가 보다 우리 마음을 더 울렸었지 나의 누이야, 꼬메리칸 똥별들아 너도 그렇게 사랑했구나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 진달래 꽃 /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 놓인 그 꽃을 /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매부리코 팔뚝 굵은 노랑머리든지 부리부리한 눈에 비단결 같은 검은 피부 곱슬머리든지 곰같이 미련한 순정보다는 황금빛 찬란한 욕망을 사랑한 나의 누이야 꼬메리칸 샛노란 똥별들아 그래 너는 그렇게 그 사내를 사랑했구나 컴온 베이비, 나를 마음껏 유린해주세요.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몽돌해변에서] 첫 교실, 첫 수업 130개의 눈동자가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던 그날의 감격은 오래가지 못했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차라리 배부른 돼지가 되겠다고 모두가 꿀꿀 거리는 교실에서 '쇠 귀에 경읽기'로 지쳐가다가 끝내 나는 돌멩이가 되었다. 사람이 되자고 사람답게 살자고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라고 말할 때 10개의 눈동자는 본드에 취해 눈이 풀려버렸고 20개의 눈동자는 가수들의 뒷모습을 쫓아가고 있었지. 40개의 눈동자는 사다리 디딜 자리 찾느라 분주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떨어질 사다리. 50개의 눈동자가 내게 물었지 사람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면 사람인 게지 사람답다는 게 뭔 얘기여? 당신은 독재자라 소리치며 귀를 닫았다. 모든 욕망이 똘똘 뭉쳐 바위가 되고 바위..
[인민재판] 억지로 끌려나온 듯, 광장 무대에 오른 너는 불만으로 가득찬 표정을 감추고 있다 오만한 너의 눈빛을 들킬세라 먼 하늘을 보고 있다 죄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 예수를 흉내낸 판검사가 변호사처럼 나발 부는데 다윗의 물맷돌을 닮은 새총 솜씨로 나는 너의 콧잔등을 정확히 겨누고 있다. 너의 이마 한 가운데를 노리고 있다. 군중들이 돌을 버리고 돌아서기 전에 너를 치는 자가 되려고 콩알을 재어 새총을 들어 네 얼굴을 정조준하고 있다. 새총에서 날아간 콩알이 네 콧잔등을 때릴 때 넌 시큰해진 눈물을 참을 수 없어 통곡하리라. 새총에서 날아간 콩알이 너의 이마를 때릴 때 너는 스님의 죽비를 맞은 듯 소스라칠 것이다. 머릿속에 굉음이 울리리라. 팔려오지 않은 무리들 다시 일어나 떨구려던 돌 다시 치켜들고 ..
[허깨비] 지금 이 나라 군대는 누구로부터 누구를 지켜주고 있는가? 그들은 허깨비로부터 미국을 지켜주고 있다. 온 힘을 다해! 땅 바쳐 돈 바쳐 목숨 바쳐 미래까지 바쳐가며 미국을 지켜주고 있다. 어느 누구도 지구상 가장 강력한 무력을 가진 미국을 공격하려 하지 않지만, 허깨비는 늘 두려운 법 그래서 선빵만이 살 길이다 칼춤을 추는 미국. 칼춤추는 미국을 따라 이 나라 군대도 칼춤을 춘다. 전쟁에 미친 놈을 전쟁귀신에 씌인 놈을 지켜주기 위해 망나니 칼춤을 춘다. +++++ 2020.04.18 사드저지기독교현장기도소 4년차를 시작하며 페북에 올렸던 시.
여러 단체들과 함께 사드저지기독교현장기도소를 세우고, 저를 대표로파송해 준 [예수살기] 어제는 동지들이 5년차를 시작하는 걸음에 함께하고자 소성리를 찾아왔습니다. 김기원 목사님은 먼저 [소성리로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아침을 여는 묵상글에 간절한 기도를 올려주시고, 도착 후 기도소에 둘러앉아 다시 기도해주셨습니다. "생명을 지으시고 평화를 낳으시는 하느님 소성리가 평화의 마중물 되길 원합니다. 막혀있는 혈맥, 뚫어 주소서. 깊이 묻힌 평등평화 물줄기, 콸콸 솟구치게 하소서. 여기 시작한 평화파도, 도도히 물결치게 하소서. 한반도에 평화를, 지구상 모든 분쟁지역에 평화를, 원수들의 가슴에도 평화를, 마침내 인류의 평화를, 우주의 평화를 이루게 하소서!" https://blog.naver.com/kiwon25..
창세기 1:31~2:3〔천지창조〕 1-31 하느님*이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 2-1 하느님은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셨다. 2-2 하느님은 하시던 일을 엿샛날까지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 2-3 이렛날에 하느님이 창조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으므로, 하느님은 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 (*하느님: 새번역을 따르되, 새번역의 하나님이란 호칭은 공동번역의 하느님으로 바꾸었습니다.) 오늘 말씀본문은 성경 첫머리 창세기 천지창조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우리는 이 말씀 가운데 '다 마치시고' 또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는 구절에 매여서, ..
[순록에게서 배워라!] 동물얘기 중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를 읽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우리가 이 순록만큼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 권력을 누리며 이웃을 짓밟고 있는 인간들에게 그런 권력자들을 양산해내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외침 "순록에게서 배워라!" +++++ www.asiae.co.kr/article/2021040819061892433?fbclid=IwAR35D3oPO29TDstPX7SFRwIDudT2uVaTADzlb2cew3jxTceTjzFYA0t0p3I 시속 80km로 빠르게 회전…북극서 드론에 포착된 '순록의 태풍' 최근 북극권에 있는 러시아의 코라 반도에서 순록의 떼가 원을 그리며 뱅뱅 도는 보기 드문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4일 타임즈나우 등에 따르면, 사진작가 레..
대구마가교회와 대구새민족교회 연합 소성리현장예배(2021.03.28 종려주일) 설교문 요한복음 12장 12 다음날에는 명절을 지키러 온 많은 무리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신다는 말을 듣고, 13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그분을 맞으러 나가서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에게 복이 있기를! 이스라엘의 왕에게 복이 있기를!" 하고 외쳤다. 14 예수께서 어린 나귀를 보시고, 그 위에 올라타셨다. 그것은 이렇게 기록한 성경 말씀과 같았다. 15 "시온의 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보아라, 네 임금이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16 제자들은 처음에는 이 말씀을 깨닫지 못하였으나, 예수께서 영광을 받으신 뒤에야, 이것이 예수를 두고 기록한 것이며, 또 사람들도 그에게 그렇게 대하였다는 것을 회상..
돌에 관한 시 한 편 끄적거리다가 옛날 묵상글로 남겨둔 게 생각나서 다시 꺼내 보았습니다. 지금 읽어도 '참 대견한 얘기를 하고 있었구나' 생각하는 한 대목을 여기 옮겨 봅니다. 신령한 제사를 드리는 거룩한 제사장으로서 신령한 집을 짓는 데에 쓰일 살아 있는 돌! 그러나 우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자기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자들을 목회자로 섬기며, 그들에게 제사장의 직분을 위임하고 있지 않습니까? 스스로 주눅들어 반석은 베드로에게, 머릿돌은 예수님께 양보하고, 신령한 집을 짓는 데 쓰이는 건 목회자들 몫으로만 여기고, 우리는 그저 '집짓는 사람들의 버린 돌' 신세로 있다가, 저처럼 '골리앗의 이마에 가 박히는 작은 물맷돌'이 되고 싶어하거나, 간음한 여인..
마태복음 28:11~15〔경비병의 보고〕 11 여자들이 가는데, 경비병 가운데 몇 사람이 성 안으로 들어가서, 일어난 일을 모두 대제사장들에게 보고하였다. 12 대제사장들은 장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한 끝에, 병사들에게 은돈을 많이 집어 주고 13 말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갔다' 하고 말하여라. 14 이 소문이 총독의 귀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우리가 잘 말해서, 너희에게 아무 해가 미치지 않게 해주겠다." 15 그들은 돈을 받고서, 시키는 대로 하였다. 그리고 이 말이 오늘날까지 유대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부활절, 기독교인들이 가장 큰 명절로 지키는 이 날에 소성리 현장예배를 드릴 생각을 하다니! 눈물 시큰거리는 감동으로, 기쁨으로 여러분을 맞습니다..
이 캡처된 프로필로 페친 신청이 들어왔다. 구미 근처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주한미군인가? 괌아름다운연합교회의 교우 한 분이 주한미군에 배속되어 대구에 근무한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대구까지 심방을 다녀가신 목사님께 전해들었었다. 혹시 그 친구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먼저 메신저로 질문을 했다. 확인되면 친구로 받아들이지 뭐! 주한미군에게 사드배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물어볼 수도 있겠다고 상상의 나래가 먼저 앞질러 갔다. 다음날 답장이 왔다. 이름도 주둔지도 전혀 엉뚱했다. 시리아 다마스쿠스라니?! 프로필 배경화면의 성조기와 태극기는 뭔데? 게다가 대뜸 메신저의 음성통화 기능을 이용하여 음성통화를 날리고 있었다. 시차를 무시하고. 벌써 사기꾼 ㅡ 사이버피싱의 냄새가 풍겨왔다. 음성통화를 기록으로 남기려면 녹..
장충여중,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발령받은 첫 학교. 부임한 지 석달도 안 되어 입대하고, 제대하자마자 복직하여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졸업성적도 전교 꼴찌, F학점을 두 개나 그대로 둔 채 졸업했던 제가 교사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얼마나 갖추고 있었겠습니까? 그저 대학에 갓 입학할 때 지녔던 열정 하나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보다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에만 몰두하며, 주어진 도덕교과서의 내용을 답답해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입대하기 전, 그 짧은 석달 동안, 총각선생에게 구애를 하며 돌진해 오던 여학생들에게 받은 충격이 트라우마가 되어, 복직하고서도 사춘기 여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많이 힘들었던 시기였지요. 오로지 '사랑의 매'가 가진 힘에 의지하여 수업과 교외지도라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습..
[슬픈 성탄절] by 김희용 왜 아기로 왔는가 말구유가 첫울음 땅인가 산모는 젖이나 제대로 나왔을까? 무능함에 가슴 무너져내린 남편 학살을 피해 이집트로 도망가는 눈엔 무서움이 등엔 고단함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고 하나의 경우라도 힘겨울텐데 네다섯 일을 어찌 감당했을꼬 하나님이 인간으로 왔다는 화육(化肉)의 시작이 메시야(구세주)의 출현이 이렇다 보살피지 않으면 죽는 여린 생명들 집 없어 떠도는 이들 부자가 던져주는 부스러기가 밥이 되는 슬픔이 같은 하늘 아래에 있고 폭력과 지배에 저항하는 자들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는 억압의 질서 통곡은 산천을 울리고 이주민이어서 서럽고 난민이라 공포인 세상 삶이 죽음의 세계와 다르지 않는 절망의 땅 여기에 이곳으로 오셨다. 밝고 맑게 오셨다. 아, 대한민국 부러지고 찔리..
201219 소성리 아침묵상 (눅 1:26-38) 엘리사벳이 아기를 가진 지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느님께서는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동네로 보내시어 // 다윗 가문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중략) 그러자 천사는 다시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 그 아기는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이다. (중략).” //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 하느님이 사람의 몸으로 이 ..
농촌과 목회 2020년 가을호에 실린 백창욱목사님의 글입니다. 백목사님은 "국가폭력이 실제 한 마을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에 대해 썼다고 하시네요.. 약간 긴 글이지만 정독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국가폭력은 어떻게 농촌마을 공동체를 파괴하나? (소성리 사드반대 투쟁을 중심으로) 백창욱목사(대구새민족교회, 소성리 지킴이) 1. 소성리에 무슨 일이? 소성리만의 특별함이 있다. 무엇일까? 성주 쪽에서 소성리에 들어오는 길목인 용봉삼거리부터 마을을 지나 원불교가 24시간 기도하는 진밭평화교당을 지나 사드불법기지 정문 앞까지 수km 구간, 도로 양 옆으로 무수히 걸려 있는 현수막들이다. 모두 사드반대, 사드철거를 촉구하는 현수막이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 평화마당 무대에 걸려 있는 현수막 문구는 이렇다. “..